|
|
아직은 점심때가 아니라서 그런지 오는 사람도 없고 한가했습니다. |
|
|
|
조용히 카운터에서 일을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
|
|
다홍색 원피스를 입은 조그마한 여자아이였습니다. |
|
|
|
그 꼬마여자아이의 고사리손에는 한 늙고 행색이 남루한 아저씨의 거친 손이 잡혀 있었습니다. |
|
|
|
여자아이는 그 초라한 아저씨의 손을 잡고 가운데 있던 큰 식탁에 앉았습니다. |
|
|
여자아이
아저씨. 여기 순대국 2그릇만 주세요.
|
오전 11:39
|
|
|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장사 개시부터 이상한 손님이 들어와서 그랬나봅니다. |
|
|
|
오전 11:39
|
|
|
꼬마는 곧 식탁위에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몇장과 돼지저금통에서 뜯은 것같은 많은 동전들을 주인 아저씨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
|
오전 11:40
|
꼬마야. 그 자리는 예약이 되어 있는 자리거든? 저기 구석자리로 갈래?
|
|
|
꼬마는 싫은 내색하나 없이 다시 앞에 앉아 있던 초라한 아저씨의 손을 잡고 옆에 구석진 자리로 옮겼습니다. |
|
|
|
곧 있으니 따끈따끈한 순대국 2그릇이 나왔습니다. |
|
|
|
오전 11:40
|
|
|
그러자 꼬마가 그 아저씨의 거친 손에 숟가락을 꼭 쥐여줍니다. |
|
|
여자아이
아... 아빠, 잠깐만. 내가 소금 처줄께.
|
오전 11:40
|
|
|
꼬마 앞에 있는 아저씨는 꼬마아이의 아빠인가 봅니다. |
|
|
|
꼬마는 아빠앞에 있던 순대국 그릇을 자신의 앞으로 가져다 놓습니다. |
|
|
|
그리고서는 자신의 그릇에 있던 순대와 고기를 아빠의 순대국 그릇에 모두다 옮겨 담습니다. |
|
|
여자아이
아빠. 내가 간했어. 국물 디게 맛있다.
|
오전 11:41
|
|
|
아빠는 숟가락을 어색하게 들더니 순대를 한입 넣어보십니다. |
|
|
|
오전 11:41
|
|
|
오전 11:42
|
|
|
두 부녀는 순대국을 맛있게 먹고서는 다시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서는 일어섰습니다. |
|
|
여자아이
네, 아저씨. 여기 순대 진짜 맛있어요. 양도 많구요.
|
오전 11:42
|
|
|
주인 아저씨는 꼬마가 순대를 한 개도 먹지 않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
|
|
|
곧 이어서 꼬마의 고사리손에서 꼬깃꼬깃 접혀진 천원짜리와 백원짜리, 십원짜리가 섞여져서 나옵니다. |
|
|
|
오전 11:43
|
|
|
아저씨는 꼬마가 내놓은 종이돈과 동전들을 한동안 아무말없이 살펴보십니다. |
|
오전 11:43
|
꼬마야, 오늘 순대국은 내가 너무 맛없게 한것 같거든. 그래서 돈은 이것만 받을께.
|
오전 11:43
|
대신 다음에 오면 내가 정말 맛있게 해줄께. 알았지?
|
|
|
오전 11:44
|
|
|
여자아이의 눈에도, 아빠의 눈에도, 주인아저씨의 눈에도 어느새 눈물이 고여있습니다. |
|
|
|
여자아이의 손에 이끌려 가게문을 나서는 초라한 아빠의 모습을 보며, 주인아저씨는 손에 있던 백원짜리 두 개를 소중하게 주머니에 넣고 눈물을 훔칩니다. |
|
여기서부터 사용자 댓글입니다.
비방, 욕설, 음란, 광고 등의 내용은 관리자에의해 임의로 편집 또는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