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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빈자리

아내가 어이없이 우리 곁을 떠난지 4년.
지금도 아내의 빈 자리가 너무도 크기만 합니다.
어느날 출장으로 아이에게 아침도 챙겨주지 못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날 저녁 아이와 인사를 나눈 뒤 양복상의를 아무렇게나 벗어놓고, 침대에 벌렁 누워 버렸습니다.
그 순간 뭔가 느껴졌습니다.
빨간 양념 국과 손가락 만한 라면이 이불에 퍼질러진게 아니겠습니까?
컵라면이 이불 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는 뒷전으로 하고, 자기 방에서 동화책을 읽던 아이를 붙잡아, 장단지며 엉덩이며 마구 때렸습니다.
오후 10:08
왜 아빠를 속상하게 해!
때리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을 때, 아들녀석을 울음 섞인 몇 마디가 손을 멈추게 했습니다.
아들
아들
아빠가 가스렌지 불을 함부러 켜서는 안 된다고 해서, 보일러 온도를 높여서 데워진 물을 컵 라면에 부어서, 하나는 내가 먹고 하나는 아빠 드릴려고, 식지않게 이불 속에 넣어뒀어요.
오후 10:09
가슴이 메어왔습니다.
아들 앞에서 눈물 보이기 싫어, 화장실에 가서 수돗물을 틀어놓고 울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나름대로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아이가 7살때, 전 아이에게 또 매를 들었습니다.
일하고 있는데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다길래, 다급해진 마음에 회사에 조퇴를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찾았죠.
동네를 이 잡듯 뒤지면서 아이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 놈이 혼자 놀이터에서 놀고 있더군요.
집으로 데리고와, 화가 나서 마구 때렸습니다.
하지만 단 한마디의 변명도 하지 않고, 잘못 했다고만 빌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날 부모님을 불러놓고 재롱잔치를 한 날이라고 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아이는 유치원에서 글자를 배웠다며 하루종일 자기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글을 써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고, 아이는 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그런데 또 한 차례 사고를 쳤습니다.
그 날은 크리스마스날.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려고 하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우리동네 우체국 출장소였는데, 우리아이가 주소도 쓰지 않고 우표도 부치지 않은 채, 편지 300여 통을 넣는 바람에 연말에 우체국 업무가 지장이 생겼다고 온 전화였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또 일을 저질렀다는 생각에 불러서 또 매를 들었습니다.
아이는 그렇게 맞는데도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은 채, 잘못했다는 말만하더군요.
그리고 우체국 가서 편지를 받아온 후, 아이를 불러놓고 왜 이런 짓을 했냐고 하니, 아이는 울먹이며 엄마에게 쓴 편지라고 하더군요.
순간 울컥하며 나의 눈시울이 빨개졌습니다.
아이에게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그럼 왜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편지를 보내냐고.
그러자 아이는 그 동안 키가 닿지 않아 써오기만 했는데, 오늘 가보니까 손이 닿아서, 다시 돌아와 다 들고 나갔다고...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엄마는 하늘나라에 있다고, 다음부턴 적어서 태워버리면 엄마가 볼 수 있다고하고, 편지를 들고 나간 뒤 라이터 불을 켰습니다.
그러다 문득 무슨 내용인가 궁금해 하나의 편지를 들었습니다.
'보고 싶은 엄마에게'
'엄마 지난주에 우리 유치원에서 재롱 잔치했어.'
'근데 난 엄마가 없어서 가지 않았어.'
'아빠가 날 찾는 소리에 그냥 혼자서 재미있게 노는척했어.'
'그래서 아빠가 날 마구 때렸어. 얘기하면 아빠가 울까봐 절대로 얘기 안 했어.'
'나 매일 아빠가 엄마생각하면서 우는 것 봤어.'
'근데 나는 이제 엄마 생각 안나. 엄마 얼굴이 기억이 안나.'
'보고 싶은 사람 사진을 가슴에 품고자면, 그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고 아빠가 그랬어.'
'그러니가 엄마 내 꿈에 한번만 나타나. 그렇게 해줄 수 있지? 약속해야돼.'
편지를 보고 또 한번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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