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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원짜리 신상 가방 사준 썰

나는 백수다.
일요일 점심때쯤 목욕탕을 갔다.
목욕을 마치고 TV를 보며 시원한 초코우유를 마시고 있었다.
근데 어디서 전화 진동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곳을 찾다보니 의자 밑에 핸드폰이 떨어져 있었다.
누군가 전화를 잃어버린 모양이었다.
오후 3:28
여보세요.
상대방
상대방
여보, 나 지금 백화점 왔는데 너무 이쁜 신상 가방이 있네!
오후 3:28
상대방
상대방
나 이거 사고 싶어.
오후 3:29
상대방
상대방
아니 사야해!
오후 3:29
상대방
상대방
괜찮지?
오후 3:29
전화를 잃어버린것 같다고 말해주려 했는데, 상대방의 애절한 말투에 나도 모르게 그만.
오후 3:29
응, 그래.
하고 말해버렸다.
상대방 여자는 너무 신이 난듯
상대방
상대방
정말? 정말이지?
오후 3:30
상대방
상대방
500만원 정도 하는데 고마워!
오후 3:30
상대방
상대방
사랑해! 집에서 봐.
오후 3:30
하고 말하는데...
이미 엎어진 물.
오후 3:30
응, 나도.
하고 전화를 끊고, 휴게실 의자 위에 전화기를 두고 조용히 목욕탕을 나왔다.
집에 오는 길에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게 내가 500만원짜리 가방을 사준거 같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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